부모님과의 자유여행이라는 ‘환장’
만약 당신이 이 글의 제목에 혹했다면 당신은 이미 효자다. 부모님과의 여행을 고려 중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효자다. 필자가 책 <걸어서 환장 속으로>를 쓸 때만 해도, 부모님의 ‘아무거나’에 속지 말라는 메시지가 꽤 신선했다. 부모님은 아무거나 잘 먹는다고 해놓고 여행이 끝나면 물이 제일 맛있었다고 할 수도 있고, 아무 데서나 잘 잔다고 하여 가성비 호스텔로 모셔갔다가는 호적에서 파일 수도 있다. 당시의 독자들은 이러한 점들을 경고했을 때 어떤 꿀팁 정도로만 받아들였다.
하지만 지금은 2026년이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자유여행에 대한 경험담과 경고는 차고 넘친다. 이제는 여행 전 부모님께 받아야 할 서약서까지 나왔다. 서약서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돈이면 집에서 해 먹는 게 낫다 금지’, ‘물이 제일 맛있다 금지’. 자식이 사인해야 할 서약 목록으로는 ‘조금만 더 가면 돼 금지’, ‘하루 종일 휴대폰 하기 금지’ 등이 있다. 여행의 환상을 환장으로 만드는 것은 자식도 마찬가지라는 여론이 생겨났다는 점에서 두 세대의 해외 자유여행은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