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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자
Z앵커

오도이촌

어른의 놀이터에서 영그는 꿈
장한별 변호사 부부의 여섯 평 농막
농막은 농사에서 작업 중 잠시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농지와 대지 등에 설치할 수 있는 임시 건축물이다. 최근 기술이 좋아지고, 토지의 사용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농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는 농지를 구매해 농막을 설치한 뒤 그곳에서 오도이촌 생활을 하는 사람도 생기고 있다. 농막은 크기와 설비에 규제가 많지만, 오히려 간소한 생활을 할 수 있고, 제반 비용도 적게 들어 장점도 많은 방식이다. 도서 ‘주말에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의 저자 장한별 변호사도 자신의 필요에 맞게 농지를 구매하고 농막을 설치해 주말농장 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의 6평 세컨 하우스를 찾아 농막에서 즐기는 오도이촌 생활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글 신시내, 사진 성민하
  • 장한별 변호사의 농막. 6평 공간을 알차게 사용했다. ↑장한별 변호사의 농막. 6평 공간을 알차게 사용했다.
  • 조류를 무서워하는 부인을 위해서 외양이 다른 오골계와 청계닭을 기르고 있다. ↑조류를 무서워하는 부인을 위해서 외양이 다른 오골계와 청계닭을 기르고 있다.
  • 리클라이너 소파에 앉아서 독서를 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리클라이너 소파에 앉아서 독서를 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알밤으로 유명한 지역답게 집 앞 골목부터 영근 밤송이 가득 매단 밤나무가 반겨주는 충남 공주의 장한별 변호사의 집. 보통의 세컨 하우스에 비해 작고 아담한 크기에 외관만 보아선 창고일까 의문도 든다. 하지만 6평짜리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화장실과 부엌, 작은 거실까지 꽉 찬 구성에 이내 아늑함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높은 층고가 더해져 이곳에서라면 얼마든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90평 넓이의 농지에는 농막을 비롯해 작은 온실과 10마리 닭이 사는 닭장, 매실, 복분자, 블루베리 등의 유실수, 작은 틀 밭 세 개가 자리 잡고 있다. 두 부부가 좀 더 즐겁게 농사지을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이러한 형태가 됐다. 그 때문에 이곳은 농지이면서도 훨씬 아기자기하게 다가온다.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와 지금 하고 계신 오도이촌 생활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저는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는 변호사 장한별입니다. 최근에는 ‘주말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오도이촌 생활은 제가 이곳에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오는데요. 일단은 화요일이나 수요일쯤 출근 전이나 후에 잠시 들러서 달걀을 걷고, 작물에 물을 주고 돌아보고 30분 정도 있다 갑니다. 주말에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 이곳에 와서 수확도 하고, 주변 정비도 하고, 책을 읽거나 밥을 해 먹으며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돌아갑니다.
농사나 오도이촌에는 예전부터 흥미가 있었습니다. 과거 경험 덕분에 주거 공간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파트에서 살다 보니 전용 외부공간이 없는 게 아쉬울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직장이 세종시로 이사 가게 되면서 저도 함께 이곳으로 오게 됐고, 본격적으로 오도이촌을 계획하게 됐습니다.

보통은 부인과 함께 이곳에 내려와 주말 시간을 함께 보낸다.
↑보통은 부인과 함께 이곳에 내려와 주말 시간을 함께 보낸다.

이번에 출간한 책 ‘주말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는 어떻게 내게 되셨나요? 굉장히 실용적인 내용이 많더라고요.

농막을 생각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저 스스로 해본 것들을 좀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이제 SNS에 기록을 남겨왔는데 보시는 분들이 그것을 많이 좋아해 주셨고 이제 출판을 한번 해보자는 제안을 해주신 곳이 있어서 이렇게 책으로 돼서 제 경험을 좀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유튜브 찾아보면 정보는 많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정리된 것이 없는 것 같아서 자세하게 최대한 적게 됐습니다.

이 책에는 장 변호사 몸으로 부딪혀 가며 익힌 농막구입부터 운영까지에 관련된 모든 경험이 녹아있다.
↑이 책에는 장 변호사 몸으로 부딪혀 가며 익힌 농막구입부터 운영까지에 관련된 모든 경험이 녹아있다.

집을 준비하는 기간은 어느 정도 걸리셨나요?

처음 시작한 때부터 계산하면 완성될 때까지는 한 3년 정도 걸렸습니다. 2019년부터 준비해서 땅을 사기까지 1년 정도가 걸렸고 그다음에 땅을 정리하고 거기에다가 이제 농막을 올리고 기반 시설 같은 것을 연결하는 데에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닭장이나 온실 설치 이런 것 등 여기 주변에 있는 것들은 제가 지은 것들입니다. 그리고 2021년에 입주해 이제 2년 정도 시간을 보냈습니다.

온실
↑온실
닭장
↑닭장

입주하고 나니 감회가 어떠셨는지요?

이렇게 생활해보니 농막은 약간 어른들의 놀이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공구 사용이나 설치 작업 등을 전혀 할 줄 몰랐는데요. 이것저것 직접 고치거나 만들어야 할 것이 많더라고요. 그래도 실력이 좀 어설퍼도 내가 쓰는 거기 때문에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요. 또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보통 직장인들은 정신노동을 하기에 몸을 써서 무언가를 완성하고 그 완성한 유형물이 남아 있는 일을 별로 볼 일이 없는데 그런 것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못했고 걱정이 많았지만, 막상 해보니까 재밌었습니다.

블라블그늘을 만들기 위해 심은 넝쿨 식물. 농지는 평범한 그늘막도 세울 수 없이 법이 엄격한 편이다라블라
↑그늘을 만들기 위해 심은 넝쿨 식물. 농지는 평범한 그늘막도 세울 수 없이 법이 엄격한 편이다

6평 농막이 좁거나 답답하게 느껴지지는 않으셨나요?

사실 넓이는 상시 거주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6평도 충분할 것 같았고 사실 도시에서는 1인 가구가 혼자 사는 보통 오피스텔들이 이 정도 되는 거잖아요. 여기가 18~20이기 때문에 혼자 사는 공간으로서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고 층고가 이제 3.9m에서 이렇게 쭉 내려오거든요. 사람의 시야는 이제 부피를 공간을 면적 부피로 느끼기 때문에 이 안에서는 답답한 느낌이 안 듭니다.
또 도시에서는 항상 암막 커튼을 치고 지냈는데 이곳에선 주변에 사람도 없고, 빛이나 소음 공해가 없어서 커튼을 치지 않고 지낼 수 있어 오히려 자유로운 부분도 있습니다. 딱 이 공간 정도의 크기면 제가 누리고 싶은 생활이 충족되는 것 같습니다.

내부는 3면에 모두 창문을 설치해 개방감을 살렸다.
↑내부는 3면에 모두 창문을 설치해 개방감을 살렸다.

농막은 어떻게 구매할 수 있나요?

농막은 건축물이 아니라 누구나 공장에서 만들어서 파는 물건입니다. 그래서 수백 곳의 업체가 있는데, 검색해보고 후기를 살펴보며 꼼꼼히 살펴본 뒤 마음에 드는 회사를 찾아가 상담한 뒤 결정했습니다.
인테리어도 제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서 바닥은 원목마루, 벽은 자작나무 합판, 천장은 옹이 없는 편백 나무로 했습니다. 화장실은 초록색 타일로 해서 제 마음에 들도록 했습니다. 조명이나 테이블 같은 것도 제가 원하는 것들을 반영해 넣었습니다.

화장실
↑화장실
부엌
↑부엌

최근에는 농막 관련 법안 개정에도 목소리를 내고 계시더라고요.

지금의 경제활동을 하는 사회의 주축이 되는 세대들은 이미 시골이나 이런 농사에 대해서 직접적인 경험 자체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고, 지역 균형 발전을 해야 한다거나 지방으로 교부금을 보내는 일에 점점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어요.
그런데 갈수록 지방은 쇠퇴하고 있어서 도시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법의 하나로 그냥 농촌에 와서 이런 체험을 해보는 것이라고 보는데요. 갈수록 농지는 오로지 농사만 지을 수 있게 엄격하게 규정이 바뀌고 있어요. 그래서 작은 평수의 농지는 이런 규제에서 벗어나 풀장을 설치하거나 목공 작업실 같은 것을 차릴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여러 인터뷰에 응하고 있습니다.

달걀은 일주일에 2번 수거하는데 10~15개 정도 낳기 때문에 2인 가족이 먹기에 넉넉하다
↑달걀은 일주일에 2번 수거하는데 10~15개 정도 낳기 때문에 2인 가족이 먹기에 넉넉하다

그러면 이런 오도이촌 생활을 추천하시는건가요?

네, 지금 우리나라는 수도권지역에 인구의 거의 지금 절반 이상이 이미 몰려 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흐름 자체는 막을 수 없지만, 최소한 주중에는 아파트에서 지내더라도 적어도 주말에라도 바깥에서라도 야외 공간을 누리고 나만의 좀 전유하는 그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가져보는 게 개인의 정서에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거기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이 있거든요. 특히나 많은 지방 도시가 차를 타고 25분이면 한적인 농촌을 만날 수 있어 이런 점을 오히려 차별화된 장점으로 내세우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밭일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무릎 보호를 위해 틀밭을 설치했다.
↑밭일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무릎 보호를 위해 틀밭을 설치했다.
갓 수확한 채소로 만드는 요리 덕분에 식탁도 건강해졌다.
↑갓 수확한 채소로 만드는 요리 덕분에 식탁도 건강해졌다.

오도이촌 생활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전하는 조언

많은 분이 오도이촌 생활을 ‘내 땅이고, 내 집이니까 마음대로 한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생기는 듯합니다. 농촌에 와서 농사도 안 짓고, 시끄럽게 밤늦게까지 소란하거나 이러면 당연히 새벽부터 일해야 하는 마을 주민들은 수면에 방해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저희는 그런 부분을 주변과 맞춰가며 지낸 덕분에 이웃분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내 곁에 국민연금’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분이 은퇴를 하면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지고 도시에 있으면서도 소외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십니다. 또 도시 주거지는 필연적으로 관리비 등의 고정비가 매겨질 수밖에 없어 은퇴 준비에도 불리한 점이 있습니다. 만약 은퇴 이후의 삶을 시골에서 보낸다면 이런 것들도 아끼고, 따로 운동하지 않더라도 생활 자체가 운동이 되고, 먹거리도 본인이 직접 수확하며 보람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은퇴 후에 갑자기 하실 수는 없으니 그 전부터 오도이촌이나 주말농장 등을 통해 시골 생활을 경험해보길 추천합니다. 나만의 야외 공간을 꾸려서 농사도 짓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보면 좋은 노후 준비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장 변호사는 “은퇴 전 미리 시골 생활을 경험해보라”는 조언을 전했다.
↑장 변호사는 “은퇴 전 미리 시골 생활을 경험해보라”는 조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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