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여름철 평균 기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하거나,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실내에 머무를 경우 질환이 쉽게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주의해야 할 온열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폭염 속, 몸이 무너지는 순간
우리 몸은 체온이 1도만 높아져도 생리적 기능에 큰 부담을 느낀다. 더운 날씨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땀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신체는 점점 탈진 상태에 이른다. 이를 방치하면 두통, 구역감, 근육 경련은 물론, 의식 저하나 심할 경우 혼수상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온열질환은 높은 온도와 습도로 인해 체온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자 수는 2018년 4,526명에서 2023년 7,345명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이 중 사망자도 매년 발생하고 있다. 특히 폭염이 지속되는 7~8월에 환자가 집중되며, 65세 이상 노인과 야외 근로자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온열질환은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뉜다. 이 중 가장 위험한 질환은 열사병이다. 고온에 오래 노출되면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고, 이로 인해 뇌를 포함한 주요 장기의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경련, 혼란스러운 언행 등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그늘이나 냉방된 공간으로 옮겨 체온을 낮추는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처치가 늦어질 경우 장기 손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응급질환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감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체온이 오르면서 위험은 빠르게 커진다. 무더위 속에서 사소해 보이는 어지럼증이나 메스꺼움도 몸이 보내는 구조 요청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이외에도 과도한 땀 배출로 수분과 염분이 손실되면서 나타나는 열탈진, 고온 환경에서 격렬한 활동 후 팔·다리·복부 등에 근육 경련이 발생하는 열경련, 갑작스러운 혈압 저하로 의식을 잃는 열실신, 손발이 붓는 증상을 보이는 열부종 등 다양한 온열질환이 있다. 대부분은 초기에 적절히 대처하면 빠르게 회복되지만, 증상을 방치하거나 무리하게 활동을 지속할 경우 더 심각한 상태로 진행될 수 있다. 평소 증상에 대한 이해와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우 위험
- 체온 조절 중추가 기능을 상실해 체온이 40℃ 이상으로 급상승하는 응급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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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상
- 의식 저하, 혼수상태, 건조하고 뜨거운 피부, 빠른 맥박, 두통, 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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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조치
- 즉시 119 신고, 시원한 장소로 이동, 옷 느슨하게, 체온 낮추기
- ※ 의식 없을 시 음료 금지


위험
- 땀으로 수분과 염분이 손실되어 탈진 상태에 이르는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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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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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피로, 차고 창백한 피부,
어지럼증, 구역감, 근육 경련 -
응급 조치
- 시원한 곳에서 휴식, 수분·전해질 보충
- ※ 증상 지속 시 병원 방문


위험
- 전해질 부족으로 팔·다리·복부 등에 근육 경련이 발생하는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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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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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소적 근육 경련, 통증
(종아리·허벅지 등) -
응급 조치
- 활동 중단, 수분 보충, 경련 부위 마사지
- ※ 1시간 이상 지속 시 병원 방문


주의
- 뇌로 가는 혈류 감소로 인한 일시적 의식 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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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상
- 실신, 어지럼증, 순간적 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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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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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한 곳에 눕히고 다리 높이기,
의식 있으면 물 섭취


낮은 위험
- 고온 환경에서 혈액 순환 장애로 발생하는 말단 부위 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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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상
- 손발 부종, 무거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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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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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곳에서 휴식,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두기


낮은 위험
- 땀구멍이 막혀 땀이 축적되며 생기는 땀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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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상
- 붉은 뾰루지, 가려움, 작고 수포성 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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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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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건조하게 유지,
연고·분말 사용


낮은 위험
-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어 피부 염증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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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상
- 붉고 따가운 피부, 물집,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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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조치
- 햇볕 피하기, 냉찜질, 보습제 사용
- ※ 물집은 터뜨리지 않기
여름철, 내 몸을 지키는 방법
여름철 온열질환은 무더위 속에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기온이 점점 높아지는 요즘, 한낮의 열기와 습기는 체온 조절에 큰 부담을 주고, 자칫하면 열사병이나 열탈진 같은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 어린이, 만성질환자와 야외 근로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온열질환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은 기온과 습도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는 것이다.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생활 환경을 마련하고, 더위에 대비한 기본 수칙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분 섭취, 무리한 활동 자제, 실내외 온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생활 습관이다. 여름철, 내 몸을 지키는 기본 수칙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자.


1. 물을 자주 마시기
갈증을 느끼기 전에 수분을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전해질이 포함된 이온음료도 도움이 되지만, 당분이 많은 제품은 주의가 필요하다. 커피, 차, 탄산음료, 알코올 등은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여름철에는 물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다.

2. 한낮 외출은 피하기
자외선과 열기가 강한 시간대에는 실외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에는 양산, 모자, 선글라스 등으로 햇볕을 차단하고, 휴식 가능한 그늘이나 냉방 공간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3. 시원하고 가벼운 옷차림 유지하기
통풍이 잘되는 밝은 색의 헐렁한 옷은 체온 상승을 막아주고 땀 증발을 도와준다.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터처럼 땀을 흡수하지 않는 옷은 피하고, 면 소재 등 땀 흡수가 잘 되는 옷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모자와 양산도 함께 착용하면 햇볕 노출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4. 실내 온도 조절하기
무더운 날씨에는 실내 온도도 건강에 영향을 준다. 실내 적정 온도는 26도 전후이며, 냉방 중에는 환기를 수시로 해주는 것이 좋다. 환기가 부족하면 실내 온도는 내려가도 습도가 올라가 온열질환 위험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5. 무리한 활동 피하기
더운 날씨에는 운동이나 작업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리한 운동은 열 탈진이나 열경련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위험할 수 있다. 운동은 아침이나 저녁처럼 기온이 낮을 때 짧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진행해야 한다. 작업 중에는 1시간마다 10~15분 이상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