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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은 박수받을 자격이 있다
영화 ‘원더’
글 박병률 경향신문 경제부장
↑출처 다음영화 : 원더

우리나라의 대중교통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편리하다. 촘촘히 얽힌 지하철망과 버스는 세계 어느 도시에 내놔도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이용자를 장애인으로 한정한다고 해도 같은 답이 나올까.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은 불편한 게 많은 게 사실이다. 장애인을 고려한 시설물도 부족할뿐더러 때론 사람들의 시선이 편치 않을 때도 있다.

장애아를 양육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많은 애정과 사랑, 희생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서구사회는 우리보다 장애인 관련 시설과 제도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지만, 그래도 차별과 편견은 존재한다.

서구 역시 가족의 애정과 사랑, 희생이 필요하다. 스티븐 코보스키 감독의 영화 <원더>는 남들과 다른 외모로 태어난 아이, 어기와 함께 사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원더
↑출처 다음영화 : 원더

영화의 원작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R.J 팔라시이오의 소설이다. 어기는 안면 기형을 갖고 태어났다. 10살이 되기 전 27번이나 수술을 받지만, 다른 사람들과 같은 형태로 얼굴이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우주인이 쓰고 다니는 큰 헬멧이다. 헬멧으로 얼굴을 가리면 어기도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다. 어기가 겪고 있는 안면기형은 트레처콜린스 증후군이다.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생기는 희귀질환으로 5만 명 중 1명 정도에서 생긴다. 엄마(줄리아 로버츠 분)와 아빠(오웬 윌슨)는 말한다. “어쩌다 보니 그게 너가 된 것이지, 너의 책임이 아니야”라고.

하지만 현실은 차갑다. 놀이터에서 어기를 본 아이들은 놀라서 도망간다. 어기가 어디를 가나 쳐다본다. 가족들은 어기를 홈스쿨링으로 키운다. 어기가 초등학교 5학년, 그러니까 10살이 됐을 때, 엄마는 결심한다. 어기를 학교로 보내기로. 아빠는 “양을 도살장으로 보내는 짓”이라며 반대하지만, 엄마는 “누구나 그 나이 때는 다 중학교에 간다”며 밀어붙인다. 그러면서 덧붙인다. “내가 언제까지나 홈스쿨링을 시킬 수는 없어요. 시간 끌면 더 힘들어져요”
엄마는 어기가 평범한 아이들과 어울려야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어기도 엄마의 말에 반박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렵다. 단 한 번도 헬멧을 벗고는 나가보지 않은 세상. 어기는 독백한다. “진짜 학교는 처음이라서 너무너무 무서워”

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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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영화 : 원더

예상대로 학교생활은 쉽지 않다. 교장선생님의 지시를 받은 아이들은 나름 어기에게 친절하게 대하지만, 어딘가 어색하다. 자기와 다르게 생긴 또래를 보는 아이들의 반응이 평범할 수는 없다. 어기를 처음 보는 아이들은 슬그머니 고개를 돌린다.

“쟤 얼굴 봐 저렇게 흉한 건 처음이야” “병균이 옮길 거야” “너처럼 생겼으면 나는 죽을 거야” 아이들은 점점 노골적으로 어기를 흉본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어기도 점점 견디기 힘들다. 어기의 문제도 있다. 자기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보고 나름의 루틴만을 고집한다. 이래서는 고립에서 탈출 하기 힘들다. 세상에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새 잭과 친구가 된다. 같이 칼싸움하고, 게임하고 같이 밥을 먹는다. 하지만 둘 사이는 오래가지 못한다.

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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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영화 : 원더

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두에게 친절해라

또 다른 시선이 있다. 어기를 사랑하는 누나 비아. 하지만 가족들의 관심이 온통 어기에게 쏠리면서 비아는 언제나 외롭다. “엄마, 아빠는 어기 주변을 도는 행성이다. 난 동생을 사랑하고 이 우주에 익숙하다”며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그도 아직은 소녀다.
잭은 처음부터 어기에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교장선생님이 친해지라고 해서 친했다. 하지만 어기를 알면 알수록 정감이 간다. 어기와 마음을 터놓을 무렵, 갑자기 어기가 돌변한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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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영화 : 원더

장애인들이 맞닥뜨리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의 벽은 높다. 하지만 그 벽에 맞서기 전에 먼저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다. 장애인을 부양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많은 비용이 든다. 반면 돌봄의 필요성이 커질수록 소득은 줄어든다. 어기의 엄마처럼 때론 일을 그만둬야 한다. 장애인 가족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서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게 복지제도다.

장애인을 위한 소득보장 체계는 다층으로 구축돼 있다. 대표적인 사회보장제도는 장애인연금과 장애수당이다. 장애로 인해 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지급된다. 빈곤층이라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더해진다.

국민연금 제도에서 장애연금은 국민연금 가입 중에 발생한 질병 또는 부상이 완치되었으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장애가 남았을 때 가입자와 그 가족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지급하는 연금이다. 초진일로부터 1년 6개월이 경과한 시점부터 연금이 지급되는 데 장애 정도(1~4급)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다만 국민연금의 장애등급은 장애인복지법상의 장애 정도(심한 장애와 심하지 않은 장애)와 산업재해보상법상의 장해등급(1~14급)과는 다르다.

장애등급 1~3등급은 매달 연금이 지급된다. 연금 액수는 1급은 기본연금액의 100%, 2급은 80%, 3급은 60%에 부양가족연금이 함께 지급된다. 4급은 기본연금액의 225%가 일시보상금으로 지급된다.

장애연금은 국민연금 가입 중에 발생한 질병 또는 부상이 완치되었으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장애가 남았을 때 가입자와 그 가족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지급하는 연금
↑출처 : 국민연금온에어 연금위키 9월5주차

국민연금 수급자가 배우자나 자녀, 부모와 함께 산다면 부양가족연금을 받을 수 있고, 가입자 또는 수급자가 사망하는 경우에는 배우자, 자녀, 부모, 손자녀, 조부모 중 최우선 순위자가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배우자를 제외한 자녀 등은 연령 또는 장애등급 2급 이상의 요건을 충족해야 했었다. 최근 국민연금공단은 장애인복지법상 심한 장애가 있다면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혼자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식사·세면·청소·외출 보조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장애인활동지원’ 사업도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다. 읍면동 주민센터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국민연금공단에서 서비스종합조사를 수행하고, 관할 시군구에서 종합조사결과를 심의하여 대상자 여부를 등을 결정하고 결과를 신청자에게 통보한다.
활동지원사가 신체활동·가사활동·사회활동을 지원하는 활동보조, 요양보호사가 목욕차량을 가지고 장애인 가정에 방문해 목욕을 돕는 방문목욕, 간호사가 방문해 간호·진료를 보조하는 방문간호 서비스가 제공된다.

장애인활동지원 제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용기

원더
원더
↑출처 다음영화 : 원더

어기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스타워즈다. 스타워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보바 펫이다. 보바 펫은 자신처럼 가면을 썼다. 어기는 할로윈을 손꼽아 기다린다. 공식적으로 가면을 쓸 수 있는 이날, 어기는 자신 있게 고개를 들 수 있다. 어기는 친구들과 갈등을 겪지만, 서서히 간극을 좁혀나간다. 어기의 착한 심성과 타인에 대한 배려심, 과학에 대한 호기심은 우정의 가교가 된다. 어기는 더 이상 헬멧이 필요하지 않다. 아빠는 말한다. “헬멧, 필요하면 다시 갖다줄까?” 어기는 말한다. “아니 괜찮아요”

마침내 졸업식. 모범생에게 주는 최고상에 어기의 이름이 호명된다. 학교 교장선생님은 어기를 소개한다. “내면의 강인함으로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 학생”이라고. 단상에 오른 어기. 이렇게 화답한다. “우리는 누구나 평생 한 번은 박수받을 자격이 있어요”라고. 장애는 조금 불편할 뿐 다른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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