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산책길에 러너를 만나기란 이제 어렵지 않다. 예전에는 특정 장소에서만 보였던 러너가 이제는 서울 한강변을 비롯해 지방 구석구석까지, 달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러너들로 붐비고 있다. 그야말로 러닝은 붐을 일으키고 있다. 너도나도 달리기에 관심을 가지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요즘, ‘대한민국이 건강해지는 거잖아요’라는 흐뭇한 미소와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러닝 열풍이 얼마나 지속될까’를 생각하게 된다.
트렌드를 넘은 습관,
러닝이 일상이 된 이유
천만 러너의 시대라고 한다. 러닝은 왜 이렇게까지 확산되었을까? 최근 1~2년 사이에 골프와 테니스가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스포츠로 급부상한 적이 있다. 관련 스포츠가 인기가 많아지면서 방송에서도 연예인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부담하기엔 높은 비용과 어려운 장소 예약, 인원 충원 등의 이유로 그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 후, 예능 프로그램, 일반인들의 일상을 담은 영상 콘텐츠, 그리고 인플루언서들의 SNS 등을 통해 러닝이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조금씩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러다 방송인 기안84가 예능을 통해 대청호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는 젊은 세대부터 4050세대까지 국민적인 관심으로 확산되었다. 공황장애를 이겨내기 위해 ‘무작정 달린다’는 그의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상 깊게 다가갔다. 특별한 복장도 필요 없이 달릴 수 있는 장소만 있다면 30분만 움직여도 충분한 운동이 되고, 값비싼 운동화가 아니어도 되는 그의 러닝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은 ‘나도 한번 달려볼까?’라고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러닝은 몸만이 아니라,
마음도 바꾼다
러닝은 이제 한 세대의 전유물이 아닌 남녀노소를 막론한 국민이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높은 비용도, 어려운 장소 예약도, 꼭 필요한 인원이 있는 것도 아닌 러닝은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운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러닝의 장점은 무엇일까? 체중 조절에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인 러닝은 체력 향상, 근력강화, 스트레스 해소 등 다채로운 장점을 가진 운동이다. 20년가량 육상선수(마라톤)를 거쳐 이후 15년 가까이 러너로 살아가고 있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많은 사람들을 가르치며 경험한 바로는, 러닝은 단순한 신체적 변화를 넘어서는 효과가 있다. 러닝은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고지혈증, 당뇨, 지방간을 개선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화하는 등 신체적 건강 증진을 일으킨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달리기는 정신을 성장하게 하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기본이 되는 태도를 마련해준다. 내성적이고, 자존감이 낮았던 나를 세상 밖으로 데리고 나온 존재가 바로 러닝이었다. 건강하기 위해서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영양제를 챙겨도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면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힘들다.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있게 해준 러닝은 은퇴 후 제2의 인생에서 나를 살아가게 하고, 일을 하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다.
지금 달려보자,
초보 러너를 위한 실전 팁
장점이 무궁무진한 러닝이지만 자신의 체력과 신체적 특징을 잘 알지 못한 채 잘못된 정보로 시작한다면 득보다는 해가 될 수 있으니 초보자가 준비해야 하는 부분을 체크해보자.
먼저, 자신의 체력을 알고 시작해야 한다. 무작정 앞으로 달려나가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산책으로 시작하고, 운동 시간은 최소한 30분은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기를 바란다. 또한 일주일에 몇 번의 빈도로 운동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처음부터 욕심을 내면 지속성이 떨어지고, 부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벼운 걷기부터 시작해서 짧게 달리는 것을 몇 번 반복하는 방법으로 달리는 거리와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방법이 좋다. 속도보다는 지속성에 중점을 두고 꾸준하게 진행하다 보면 누구나 5km, 10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체력을 만들 수 있다.
러닝은 30분 이상 지속하는 유산소운동이므로 올바른 자세를 알고 시작해야 한다. 상체는 코어의 힘으로 척추 각을 유지하고 15도 정도의 전경 자세를 만들면 좋다. 상체의 흔들림은 최소로 하되, 팔꿈치를 뒤로 밀어낸다는 느낌으로 팔은 가볍고 간결하게 움직인다. 하체는 골반이 뒤로 빠지지 않고 무릎이 살짝 굽혀진다는 느낌으로 당겨오는 자세가 효율적인 자세라고 볼 수 있다. 사람마다 신체조건이 다르므로 러닝 자세의 정답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리듬감으로 부드러운 연결 동작을 꾸준히 이어 나가면 좋다.
즐기면서 오래 달리는 방법
러닝을 즐겁게 지속하기 위해서는 러닝 장비를 잘 선택해야 한다. 러닝화를 선택할 때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제품을 따라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체 조건에 맞게 고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신의 체중을 알고 발 사이즈, 발볼, 아치 높이 등이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처음 시작하는 러너라면 고가의 러닝화부터 갖추기보다는 자신에게 맞은 신발을 잘 선택해서 부상을 예방하기 바란다. 그 외에 여름철 모자와 스포츠 고글, 겨울철 방한용품 등도 계절에 맞게 준비하면 좋다.
러닝을 하고 싶은데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지역 기반의 러닝 모임이나 또래 집단이 활동하는 커뮤니티를 추천한다. 서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며 경험할 수 있고 대회 소식이나 러닝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처음에는 숨이 차고 여기저기 근육통이 찾아오겠지만, 러닝이 주는 성장통을 이겨내고 나면 나에게 일어나는 긍정적인 변화들을 경험할 수 있다. 그로 인해 몸도 마음도 에너지 넘치는 일상을 맞이할 수 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꾸준하게 달리다 보면 나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달리기를 시작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유행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직접 체험해보면서 변화하는 나의 긍정적인 모습을 맞이해보기를 바란다.
처음 도전하는 러너라면
10km나 하프코스를 목표로
계획을 세워보자.
제22회 한강시민
마라톤대회
도심 속 대표 겨울 마라톤. 한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평탄한 코스로 초보자에게도 부담이 적다.
제3회
시즌오프 레이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러너들의 ‘시즌 오프 축제’. 기록보다는 즐겁게 달리는 분위기가 특징이다.
제35회
진주마라톤대회
남강을 끼고 도는 풍광 좋은 코스. 지역 러너뿐 아니라 전국 단위 참가자가 모이는 명품 대회다.
2026
새해 일출런
한 해의 첫 태양과 함께 달리는 ‘새해맞이 러닝 이벤트’. 바다나 한강변 등 전국 주요 일출 명소에서 진행된다.
(해운대, 정동진, 한강공원 등)
제20회
여수해양마라톤
남해안 바다를 배경으로 달리는 해안 코스. 겨울 바다의 청량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제2회
한강 서울 하프 마라톤
한강의 풍경과 도심 스카이라인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서울 대표 하프 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