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내려가면 많은 사람들이 관절 통증을 호소한다. 무릎이 욱신거리거나 손가락이 뻣뻣해지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부쩍 힘이 든다. 특히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관절염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이는 차가운 날씨에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고, 관절 주변 혈액순환이 둔화되기 때문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 지금이 관절 건강을 지킬 준비를 해야할 때다.
퇴행성 관절염,
왜 계절에 따라 심해질까?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관절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는 질환이다. 연골이 손상되면 뼈끼리 부딪치며 마찰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통증·부기·변형이 나타난다.
가을과 겨울에는 이러한 증상이 더 심화된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여 관절 부위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고, 윤활액의 점도가 높아져 관절이 뻣뻣해진다. 또한, 대기압이 낮아지면 관절 내부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통증이 더욱 두드러진다.
관절염의 증상은 무엇일까?
퇴행성 관절염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는 ‘아침관절 뻣뻣함(조조강직)’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관절이 굳어 뻣뻣하고, 30분 이상 움직이기 어려운 상태가 지속된다. 이는 밤사이 윤활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첫 움직임이 특히 힘겹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주요 증상은 통증이다. 관절 부위가 시큰거리거나 날카롭게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며,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장시간 걷는 경우, 기온이 떨어질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관절 주위가 붓고 만졌을 때 뜨겁게 느껴지면 부기와 열감이 동반된 상태로, 이는 관절 내 염증 반응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이다.
이와 같은 증상들은 일반적으로 서서히 진행되며 간혹 좋아졌다가 나빠지는 간헐적인 경과를 보이기도 한다. 관절염이 생긴 부위에 따라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데 무릎 관절의 경우 걷기나 앉았다 일어서기가 힘들어지고 걸음걸이에 이상을 보일 수 있다. 손가락 관절염의 경우 손가락 끝 마디에 헤버딘 결절이라 불리는 골극(가시 모양으로 덧자라는 뼈)이 형성되기도 한다.
다음 항목 중 3개 이상 해당되면 정형외과 진료를 권장한다.
아침에 관절이 뻣뻣한 상태가 30분 이상 지속된다.
무릎이나 손가락 관절이 자주 붓고 열감이 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심하다.
관절에서 ‘뚝’ ‘사각’ 하는 소리가 자주 난다.
기온이 내려가면 관절 통증이 악화된다.
관절 건강, 생활에서 답을 찾다
관절 건강은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는다. 식습관, 운동, 자세, 체중 관리 등 일상생활의 작은 습관들이 장기적으로 변화를 만든다. 특히 계절 변화에 민감한 경우에는 생활 습관 관리가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몸속 염증을 줄이는 식단이 필요하다. 연어와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관절 내 염증 반응을 완화한다. 브로콜리와 시금치는 항산화 성분과 비타민 C를 함유해 연골 세포 손상을 줄이고 면역력을 높인다. 두부, 달걀, 닭가슴살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콜라겐 합성에 기여하며, 강황에 들어 있는 커큐민 성분은 천연 항염 작용을 한다. 반면, 가공식품, 단 음료, 포화지방이 많은 육류와 튀김류는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필수적이다. 관절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쉬기만 하면 기능 저하가 빨리 진행된다. 하루 20~30분 정도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대표적이며, 운동 전후에는 스트레칭으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
관절 보온 관리 또한 중요하다. 찬바닥이나 찬바람은 관절을 긴장시키고 통증을 악화시킨다. 무릎이나 손목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외출 전에는 가벼운 준비운동으로 체온을 높인다. 집에서는 온찜질로 혈액순환을 개선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습관은 관절에 불필요한 압박을 가한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피하고, 30분~1시간마다 가볍게 몸을 움직여 하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체중 관리는 모든 관절 건강의 기본이다. 체중 1kg이 늘면 무릎 관절에는 3~4배의 하중이 전달된다. 균형 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관절 부담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체중이 늘면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음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관절, 지금부터 지켜야 오래 쓴다
기온과 기압 변화는 통제할 수 없지만, 생활 습관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식습관 관리, 규칙적인 운동, 보온 유지와 같은 작은 실천들이 모여 관절 건강을 지킨다. 증상이 가벼울 때부터 관리하면 더 오랫동안 자유로운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통증이 반복되거나 심해진다면, 조기에 전문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올겨울, 부드럽게 움직이는 관절로 편안한 계절을 보내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