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VOL.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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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노후준비! | write. 송현주 이코노미스트 기자

실손보험 vs 노후의료비,
지금 점검해야 할 보험은?

“병원비가 가장 큰 걱정입니다.” 노후를 앞둔 이들이 가장 많이 꼽는 고민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에선 의료비가 단발성 지출이 아닌 ‘지속적인 고정 비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손보험 구조는 바뀌었고, 공적 보장은 점점 복잡해졌다. 이제 필요한 건 보험 ‘가입’보다 ‘점검’이다. 겹치지 않게, 새지 않게. 노후 의료 재무 설계를 어떻게 다시 짤 수 있을지 살펴본다.

노후준비 관련사진 01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노후 의료비는 가계지출의 ‘확실한 미래 비용’이 됐다. 2021년 도입된 4세대 실손보험은 급여와 비급여를 분리하고,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65세 이상 진료비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의료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노후 의료비의 성격은 ‘일시적 목돈’에서 ‘지속·반복적 비용’으로 바뀌었다. 혈압·당뇨 같은 만성질환 관리가 기본값이 되고, 백내장·관절 질환처럼 수술과 재활 치료비가 이어진다. 여기에 요양병원 입원이나 간병까지 겹치면 지출은 장기간 누적된다. 따라서 보험 한 가지로는 대응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제, 장기요양보험 같은 공적 보장제도와 실손보험을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간병·치매 특약 보장, 비급여·상급 병실료 대비 현금계좌와 함께 조합하는 ‘다층 설계’가 합리적이다. 각각의 제도와 보험이 서로 보완되도록 설계해야 불필요한 중복 지출을 막고, 누수 없는 효율적 대비가 가능하다.

4세대 실손, 핵심은
‘비급여 관리’와 재가입 타이밍

4세대 실손보험은 급여와 비급여를 분리하고, 전년도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비급여 특약 보험료가 할인·할증된다. 도수 치료·체외충격파·초음파·MRI·상급병실(1인실) 등의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다음 해 보험료가 가파르게 오른다. 즉, ‘많이 쓰면 비싸지는 구조’가 도입된 셈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재가입 주기다. 2·3세대 실손보험은 통상 15년 주기였지만, 4세대는 5년마다 재가입해야 한다. 재가입 시에는 약관, 자기 부담 및 보장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만기 6~12개월 전, 약관과 특약 구조를 점검해 필요한 특약은 남기고 할증 위험이 큰 특약은 정리하는 것이 비용 관리에 유리하다. 직장 내 단체 실손보험과 개인 실손을 함께 보유했다면 ‘중지 제도’를 활용해 중복 납입을 끊어야 새는 돈을 막을 수 있다.

노후준비 관련사진 01

공적 보장제도 활용

한편, 본인부담상한제는 같은 해에 개인별 본인부담 상한금액을 초과하여 본인부담금으로 지출했을 때 초과분을 환급해 주는 장치다. 그러나 비급여, 상급병실료, 치과 보철 등은 상한제 적용 대상이 아님에 따라, 비급여 항목 등 의료비 지출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

또한, 장기요양보험은 등급 판정을 받아야 급여가 개시되고, 재가 서비스는 15%, 시설 이용은 20%의 본인부담이 따른다. 요양병원 치료비 및 간병비와 장기요양 급여는 제도와 재원이 다르므로 별개로 봐야 한다. “공적 보장이 다 막아주겠지”라는 가정은 노후에 가장 비싼 오해가 될 수 있다.

노후 의료비는
‘금액’보다 ‘기간’ 리스크

간병비의 무서움은 액수보다 지속 기간에 있다. 하루 몇만 원이 몇 달, 몇 년 누적되면 실손보험만으로는 감당이 어렵다. 따라서 월 지급형 간병·치매 특약을 최소 단위라도 마련해 ‘현금 흐름 방어선’을 세워야 한다.

또한, 본인부담상한제에서 벗어난 치과 보철, 근골격계 시술, 상급병실료는 ‘예측 가능한 비급여’다. 이를 대비해 의료 전용 현금계좌를 만들어 매달 일정액을 적립해두자. 이렇게 준비해두면 70대 이후 갱신 보험료가 급등하더라도 섣불리 보장을 줄이지 않고 버틸 수 있다. 이 계좌는 실손보험의 자기 부담금을 감당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연령대별 노후 의료비 점검 가이드

50대 후반의 경우 보유한 실손보험이 해당하는 세대(가입 시기에 따라 1~4세대로 나뉨), 재가입 시점, 비급여 특약을 확인한다. 도수, 물리치료 등 할증 유발 항목의 사용 빈도를 조절하고, 간병 및 치매 특약을 최소한이라도 설정한다.

60대 초반은 본인부담상한제와 장기요양 제도가 무엇을 보장하는지, 실제 내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내야 하는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어떤 상황에서 지원 받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된다. 또한, 가족과 재가 서비스와 시설 이용에 대한 시나리오를 합의해 두는 것이 좋다. 이 시점부터는 비급여 진료나 상급병실료를 대비한 현금계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70대 이후는 갱신 보험료 급등과 재가입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되, 보장을 성급히 축소하지 말고 현금계좌를 이용한다. 그리고 가족이 대신 청구 할 수 있는 체계(상한제 환급, 실손 청구, 장기요양 재판정)를 마련한다.

노후 의료비, 다층 전략이 답이다

노후 의료비는 단일 상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실손보험을 중심에 두되, 간병·치매 특약(현금흐름 보완), 비급여 및 상급병실료 대비 현금계좌(비용 완충), 공적 보장제도가 맞물리게 해야 한다. 여기에 4세대 실손보험의 5년 재가입 주기, 간병 보장 범위의 정책 변화, 건강보험 재정 상황 등 제도의 변동 사항을 관리하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안정적으로 대비 할 수 있다. 노후 의료비는 더 이상 ‘운’의 문제가 아니다. 설계의 문제다. 지금의 점검이 ‘나중의 안심’을 만든다.

연령대별 노후 의료 설계 포인트

연령대 50대 후반 60대 초반 70대 이후
핵심
점검
항목
실손 세대(1~4세대)·특약 확인 공적 제도 이해·가족과 협의 보장 유지 전략
행동
가이드
비급여 사용 조절,
간병 특약 최소 확보
현금계좌 개설,
장기요양 제도 학습
재가입 대비,
가족 대리 청구 체계 준비
왼손 오른손
지금 당장 확인할 체크 리스트 지금 당장 확인할 체크 리스트
체크박스

나의 실손보험의 세대(1~4세대)·재가입 주기·비급여 특약 메모

체크박스

전년도 비급여 청구액 확인(할증 가능성 점검)

체크박스

개인·단체 실손 중복 여부 확인 및 중지 제도 검토

체크박스

월 지급형 간병·치매 특약 최소치 확보

체크박스

비급여·상급병실료 전용 현금계좌 개설·적립

체크박스

본인부담금상한제 환급·장기요양 신청·재판정 루틴과 가족 대리 청구 준비